작년 겨울방학 때 우연히 기회가 되어 낙동강 지키기 순례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낙동강 상주보에서 시작해서 경천대, 회룡포와 화회마을을 지나 안동읍내까지 걷는 일정이었는데 전국 각지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참여를 하려고 모였지요. 순례를 이끄시는 지율스님의 설명을 듣고, 직접 급속도로 진행된 공사에 파헤쳐진 낙동강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 그때까지는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했던 4대강 사업의 심각성을 순례를 계기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얼마 후에 낙동강 순례 블로그에서 한 사람이 스크랩해 올린 신문 기사와 글을 보게 되었는데, 그 기사가 무엇이었냐면 우리가 순례를 하며 걷는 사진을 찍어 놓고 ‘낙동강변 자전거도로를 찾는 관람객들’이라는 제목을 붙여가며 4대강 공사로 인해 새로워질 강의 모습과 자전거 도로의 운치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그 사진 귀퉁이에는 저도 있었는데 졸지에 운치를 즐기는 여행자가 된 나를 보고 참 씁쓸해졌습니다. 그리고 화가 났습니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대국민 사기극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나를 포함해 강에, 자연에 걱정은커녕 관심조차 가지지 않고 살아온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자신들의 입지를 굳히고 돈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살아온 많은 사람들에게요. 그렇지만 이런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다시 소망하고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건 최병성 목사님과 같은 많은 분들이 전국 곳곳에서 진실을 알리고 끝없이 맞서면서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쥐어주고 계시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번 문화시간에 오신 최병성 목사님은 강의를 시작하기 전 직접 찍으신 이슬방울 사진들을 보여주셨습니다. 작은 이슬 하나하나에 해와 산과 강, 자연이 담겨있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진정 아끼고 지켜나가야 할 것을 그 작은 이슬 한 방울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이어 본격적인 강 이야기로 들어가면서 직접 현장으로 몇 년 동안 다니시며 찍은 사진과 자료를 중심으로 4대강 사업의 진실과 그것이 어떤 무시무시한 독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오게 될지 조목조목 따져가며 설명해 주셨습니다. 수천 년 동안 문화가, 역사가, 생명이 깃든 우리의 강을 그 누구의 것도 아닌 것을 개인의 탐욕에 의해 부서져 가는 상황에 우리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습니다.

원래 낙동강엔 모래와 여울이 많아 흔한 피라미부터 모래무지 등 다양한 민물고기와 수많은 강 생물, 철새들의 터전이었다. 모래가 있기에 물살 치는 여울이 있기에 그것들이 살아가는 것입니다.

자연은 정말 신기합니다. 스스로 나쁜 것들을 분해해 깨끗하게 만들 뿐 아니라 그 자체가 주는 감동은 돈이라는 가치로 따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산을 좋아해 한 달에 한번 씩이라도 사람들과 다녀오곤 하는 것도 그 감동에 조금씩 젖어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실에 마음이 아프지만 지금 내가, 조그만 존재에 불과한 개인으로써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4대강, 거대한 정부의 힘 앞엔 그 만큼 사람들을 모으고 힘을 합쳐야지만 뭐라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목사님께서는 우리 청소년들이, 한 사람 한 사람이 희망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돈 많고, 힘세고 이런 것들은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진정 용기와 뜨거운 열정만 있다면 막아낼 수 있다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걸 들으니 가슴을 타고 뜨거운 것이 올라왔습니다.

이 험난한 세상에서 진정 용기와 뜨거운 열정을 품으며 살기 위해 정말 옳은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고 늘 깨어 행동하는 내가 되어야겠습니다.